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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정보 A to Z] 대안 교육, 대안 에너지, 대안 의학은 알겠는데, '대안 신용평가'는 무엇인가요?

 

요즘 금융 관련 기사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용어가 있습니다.
'대안 신용평가'라는 것인데요.
기존 신용평가 방식의 대안(alternative)이란 뜻입니다.
기존 신용평가 방식의 대안이 왜 필요하지?
기존 신용평가 방식을 대체한다는 건 어떤 의미지?
이런저런 궁금증이 생기게 됩니다.


'대안'이 들어간 용어들은 꽤 많습니다. 대안 교육, 대안 경제, 대안 스포츠, 대안 언론, 대안 에너지, 대안 의학, ······. 말 그대로 기존의 교육·경제·스포츠·언론·에너지·의학 등을 대체할 만한 대안책으로서의 시스템을 가리킵니다. 이번 시간에 알아볼 대안 신용평가란 "개인의 신용도를 평가할 때 금융 정보가 아닌 비금융 정보(대체 정보)를 이용하는 방식(연합인포맥스 시사금융용어, 2010.4.2, 바로 가기)"입니다.


ㅣ 대안 신용평가, 왜 등장한 걸까

2018년 11월, 금융위원회는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신용정보산업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는데요. 이른바 '비금융 정보 전문 신용평가사' 설립을 허용한다는 것이 골자였습니다. 풀어 말하면 '금융 정보 외의 대체 정보로써 고객 신용을 평가하는 회사'를 합법화한다는 것입니다.


공공요금 납부 정보, 온라인 쇼핑 정보, SNS 정보 등을 통해 개인 신용을 평가하는 「비금융정보 전문 신용평가사(CB사)」가 도입되어 1,107만 명에 달하는 주부, 사회초년생 등 금융 이력 부족자들의 신용평점이 개선됩니다.
* 금융위원회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신용정보산업 선진화 방안」 중 (전문 보기)  


아파트 관리비 납부, 온라인 구매 활동,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 이용 같은 내역을 바탕으로 개인 신용을 평가한다는 내용입니다. 아시다시피 기존의 신용평가 시스템은 고객의 금융 거래 이력을 평가합니다. 따라서, 위 방안에서 금융위원회가 언급한 "주부, 사회초년생 등 금융 이력 부족자들"은 대출 등 금융 서비스 이용에 다소간 제약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신용평점 높은 사람들만 금융 서비스가 필요하지는 않잖아요. 이러저러한 '돈 문제'는 예고 없이 발생하곤 합니다. 누군가의 신용평점을 일일이 따져가며 돈 문제가 찾아오진 않죠. 이를테면 갑작스러운 가정사 때문에 급전이 필요한 일도 있게 마련입니다. 금융 거래 이력이 없어서 대출을 못 받는다면, 삶은 얼마간 팍팍해질 겁니다.

 

이처럼 대안 신용평가는 개인 신용 평가 기준을 금융 거래 이력에만 한정 짓지 않고, 다양한 일상 활동을 주요 지표로 삼는 방식입니다. 더욱 많은 이들이 금융 서비스를 받도록 한다, 라는 게 대안 신용평가의 기본 목적이죠.


ㅣ 대안 신용평가의 핵심, 공신력 있는 '신용평가 시스템' 구축

요컨대 대안 신용평가는 금융 정보가 아닌 비금융 정보, 즉 대체 정보(공공요금 납부 정보, 온라인 쇼핑 정보, SNS 정보 등)로써 개인 신용을 평가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공신력 있는 '신용평가 시스템(ACSS, Alternative Credit Scoring System)' 구축이 핵심이라 할 수 있어요. 국내의 대안 신용평가 시스템 몇 가지를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네이버파이낸셜(https://www.naverfincorp.com), 이미지 클릭

 

'네이버페이', '네이버통장' 등 핀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이버파이낸셜은 최근 자체 ACSS를 구축했습니다. "기존 신용평가 회사가 보유한 금융 데이터에 네이버가 인공지능 머신러닝, 빅데이터 기술로 분석한 스마트스토어 데이터를 더해 만든 평가 시스템"입니다.(증권일보, 2020.8.7, https://bityl.co/3GlD) 이 시스템을 기반으로 금융 거래 이력이 없는 사업자에게도 제1금융권 수준의 금리를 적용해 대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는군요.


핀크(https://www.finnq.com), 이미지 클릭

 

그런가 하면, 은행권과 이동통신사가 함께 만든 ACSS도 있습니다. 하나금융그룹・SK텔레콤 합작사 핀크(Finnq)의 'T스코어'인데요. 고객의 휴대전화 이용 정보를 '통신 신용 점수'라는 지표로 데이터화하여 대출 심사 지표로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크레파스솔루션(https://crepass.com) 이미지 클릭


이번엔 벤처 업계를 알아보죠. 크레파스솔루션(CrePASS Solution)이라는 핀테크 기업도 자사만의 ACSS를 구축했습니다. 특히 이 회사는 '청년 성장 금융 P2P 플랫폼(바로 가기)'을 표방하는데요. 쉽게 말해 청년층을 대상으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겁니다. 성인에 비해 청년은 당연히 금융 거래 이력이 부족하겠죠. 아예 이력 자체가 없는 경우가 더 많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청년들도 각자가 처한 삶의 무게는 어른들만큼이나 제가끔일 테고, 대출 같은 금융 서비스 이용이 간절한 순간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크레파스 솔루션은 이런 중저신용등급 청년 고객들을 주요 고객으로 삼은 벤처 기업이라고 해요. 'STEPS(Scoring Technology Enterprise Platform & Solution)'라는 ACSS를 통해 대출 심사를 받게 해주는 것이죠.

 

크레파스솔루션을 소개한 뉴스 영상 / 한국경제TV 유튜브 콘텐츠 '테크본색'

 

ㅣ '대안'이 있는 세상은

축구는 하고 싶고 모인 인원은 적을 때, 대안 스포츠로써 풋살을 선택할 수 있죠. 대형 언론사들의 뉴스만으론 시사적 해갈이 부족할 때, 수용자들은 유튜브나 팟캐스트 같은 대안 언론 매체를 찾기도 합니다. 이처럼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대안'들이 존재합니다. 기존의 방식을 장기간 고수하기엔 세상이 너무나 빨리 변화하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즉 '대안'이란, 급변하는 시대에 발맞춰 자연스럽게 태동하는 실시간 대응 방안일 것입니다.

플랜 A밖에 없는 것보다는 플랜 B, 플랜 C가 준비돼 있을 때 우리는 안정감을 느끼죠. 그래서인지 '대안'이 있는 세상은 왠지 더 살기 편안할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보게 되는데요. 코로나19 사태, 점점 가늠하기 어려워지는 기후 변화 등으로 재난·재해가 잦아진 요즘, 서로가 서로의 '대안'이 돼줄 수 있다면 좀 더 빨리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